최고의 강점일 줄 알았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났다.
한화 이글스는 10월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했다. 이날 한화는 9-8 역전승을 거뒀고 먼저 1승을 챙겼다.
하지만 기대는 초반부터 무너졌다. 폰세는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2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2회 선두타자 디아즈에게 안타, 김영웅, 이재현에게 연속 2루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2실점했고 1사 후 강민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2회에만 3점을 허용했다.
타선이 삼성 선발 가라비토의 실수를 틈타 2회말 무려 5점을 얻어내며 역전을 만들었지만 폰세의 부진은 계속됐다. 폰세는 3회 2점, 4회 1점을 추가로 허용했다. 105구를 던지며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었지만 6이닝 5자책 6실점의 성적은 폰세에게 기대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6실점은 폰세의 올해 최다실점이다.
9월부터 떨어진 페이스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폰세는 8월 28일 키움전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NC전 6이닝 3실점, KT전 5이닝 4실점(패전) 등 아쉬운 등판이 몇 차례 이어졌다. 그 전까지 시즌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하던 압도적인 모습과는 다른 흐름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가을까지 이어졌다.
마무리 김서현은 또 한 번 무너졌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일 SSG전에서 9회말 홈런 2개를 얻어맞으며 끝내기 패배를 당한 김서현이다.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 도전이 좌절된 바로 그 경기였다. 김서현은 당시 SSG의 신인급 선수들에게 홈런을 얻어맞아 패했다.
충격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던 김서현은 2주 이상의 휴식을 취하고 가을 무대에 나섰다.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충분했을 것으로 보였지만 아니었다. 김서현은 이날 팀이 9-6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지만 부진했고 결국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닝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홈런을 얻어맞았고 김태훈에게 안타, 강민호에게 진루타를 내준 뒤 이성규에게 또 적시타를 허용했다. 3점차의 리드가 1점차까지 줄어들자 한화 벤치도 결국 김서현을 마운드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김범수가 나머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내기는 했지만 김서현은 2경기 연속 무너졌다.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어린 선수인 김서현이 연이어 중요한 경기에서 부진한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화가 남은 가을 동안 다시 김서현을 마무리로 기용할 수 있을지도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
한화는 시즌 막바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불펜 때문에 선발 자원인 문동주를 이날 불펜으로 투입해 2이닝을 맡겼다. 그래도 마무리가 든든하게 마지막을 지켜줬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었겠지만 김서현마저도 부진했다. 남은 가을 불펜진을 어떻게 운영해야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타선의 힘으로 1차전을 승리하기는 했지만 에이스와 마무리가 한 날 무너지며 큰 불안요소가 남았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고 해도 더 강력한 전력을 가진 LG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는 더욱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한화다. 이겼지만 활짝 웃지 못한 한화가 과연 이 불안을 어떻게 잠재울지 주목된다.(사진=위부터 폰세, 김서현)
뉴스엔 안형준 markaj@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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